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화악산은 해발 1,423m로 경기도 최고봉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에도 포함되어 있어 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화악산 산행은 지금까지 다녀온 산들 가운데 손에 꼽을 정도로 힘들었던 산행이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기대하며 시작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길 없는 야산을 헤치고 올라야 했고,
부상까지 겪으며 겨우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이번에 이용했던 복오동폭포 우측 방향 코스는 개인적으로 절대 추천드리고 싶지 않은 코스였습니다.
화악산 산행 정보
- 산행 날짜 : 2026년 3월 19일 목요일
- 산행 시작 및 종료 시간 : 낮 12시 30분 ~ 오후 7시
- 산행 거리 : 15.8km
- 산행 시간 : 6시간 30분
- 정상 높이 : 1,423m
- 출발 고도 : 347m
- 난이도(5점 기준) : ★★★★☆ (4점)
- 산행 코스
- 삼팔교 → 복오동폭포 우측 방향 → 야산 구간 → 중봉 정상 → 쌍룡폭포 방향 하산 → 삼팔교 원점회귀
- 주차 정보
- 삼팔교 인근 무료주차 가능
- 주차장 내 화장실 없음
- 주차지점 도착 5~6분 전 왼쪽에 푸세식 화장실 이용 가능
화악산 산행 특징
- 주차 무료
- 정상까지 약 4시간 20분 소요
- 복오동폭포 우측 방향 등산 코스 비추천
- 길이 명확하지 않고 야생에 가까운 구간 다수
- 급경사 흙길, 얼음길, 눈길이 반복됨
- 실제 산행 중 미끄러져 부상 발생
- 정상 이후 약 1.5km 구간은 극심한 급경사 하산길
- 이후 5km 구간은 비교적 편안한 하산 가능
- 개인적으로 재방문 의사는 없는 산

화악산 산행 시작
날씨는 정말 좋았습니다.
삼팔교에 차량을 주차한 뒤 약 15~20분 정도 걸어 올라가면 비닐하우스가 보이는 지점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저 멀리 오늘 올라가야 할 화악산 중봉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오늘 산행이 이렇게 힘들어질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복오동폭포, 그리고 잘못된 선택의 시작
복오동폭포 계단을 내려오면 폭포 건너편으로 희미한 등산 흔적이 보입니다.
오늘의 계획은 복오동폭포 우측 방향으로 올라 중봉 정상에 오른 뒤, 반대 방향으로 하산하여 원점회귀하는 코스였습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선택을 정말 후회했습니다.
처음에는 길이 있는 듯했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올라가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길이 사라졌습니다.
등산로라고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눈 덮인 흙길, 돌길, 얼어붙은 경사면, 나뭇가지가 뒤엉킨 야산.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야생이었습니다.
길을 잃고, 체력은 바닥나고
중간에 램블러 앱에서 경로 이탈 경고가 울렸습니다.
하지만 눈앞에는 등산로처럼 보이는 흔적이 있었기에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길의 완전한 소멸이었습니다.
다시 방향을 잡아 길 없는 야산을 헤쳐 나가야 했습니다.
체력은 점점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정상은 보이지 않았고, 계속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게 맞는 걸까?"
봉우리 하나를 넘었을 때 보이는 풍경은 절망적이었습니다.
한쪽은 눈으로 뒤덮인 급경사.
다른 한쪽은 커다란 돌무더기.
그 사이로 이어지는 미끄러운 흙길.
솔직히 말하면 그 자리에서 그대로 하산하고 싶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여유조차 없었습니다.
결국 찾아온 부상
에너지젤을 먹으며 다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포기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급경사 흙길을 오르던 중 결국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발이 미끄러지며 그대로 아래로 쓸려 내려갔고, 나무에 무릎과 정강이를 강하게 부딪치며 겨우 멈출 수 있었습니다.
통증이 몰려왔습니다.
피도 났습니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았지만, 그 자리에서 한참 동안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누워서 또 고민했습니다.
"여기서 돌아갈까. 아니면 계속 갈까."
하지만 이미 여기까지 올라왔기에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문명의 흔적을 만났을 때의 안도감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올라가던 중, 마침내 표지판과 시설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살았다..."
정말 그 표현이 가장 잘 어울렸습니다.
등산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안도감이 밀려왔습니다.


화악산 중봉 정상
드디어 화악산 중봉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정상까지 걸린 시간은 약 4시간 20분.
정상 데크에서 인증사진을 남기고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늦은 시간이라 오래 머무르지는 못하고 곧바로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분명 아름다웠지만,
그동안의 고생이 너무 컸기에 감동을 온전히 느끼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진짜 고난은 하산길에 있었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초반 약 1.5km 구간.
이곳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엄청난 급경사에 눈까지 쌓여 있었고, 길이 희미해지는 구간도 많았습니다.
눈 위를 밟았는데 허리까지 빠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중간중간 엉덩이 썰매를 타며 내려왔습니다.
무릎에 가해지는 부담도 상당했습니다.
다행히 이 구간만 지나면 이후 5km는 비교적 편안한 하산길이 이어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삼팔교까지 5km가 남았다고 표시되어 있는 저 표지목을 만나는 순간
하산의 90%는 끝났다고 느꼈습니다.
화악산 산행 총평
화악산은 분명 많은 사람들이 찾는 산입니다.
경기도 최고봉이라는 상징성도 있고, 블랙야크 100대 명산 인증을 위해 찾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 역시 100대 명산 인증을 위해 화악산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이용했던 복오동폭포 우측 방향 코스는 다시는 선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길 없는 야산 구간, 미끄러운 급경사, 실제 부상까지 겪으며 진행했던 산행은 솔직히 즐거움보다 고생이 더 컸습니다.
특히 무릎과 정강이 부상으로 인해 통증이 약 3주 정도 지속되었을 정도였습니다.
물론 정상에 올랐을 때의 성취감은 컸습니다.
하지만 산은 무엇보다 안전이 우선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산행이기도 했습니다.
혹시 화악산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코스 선택을 신중하게 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반드시 안전장비를 충분히 갖추고 산행하시길 권해드립니다.
모두 안전산행 하세요!
제가 다녀온 화악산 사진들을 모아서 짧은 영상을 만들어서 유튜브에 올려 두었습니다.
가볍게 감상하러 놀러 오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v=650MsDNAy7w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태화산 (강원 영월) 정상 등산 후기 | 최단코스, 소백산과 함께 완성한 1일 2산 도전 (0) | 2026.06.17 |
|---|---|
| 소백산 (경북 영주) 비로봉 등산 후기 | 3월에도 아이젠 필수였던 겨울 산행 (0) | 2026.06.17 |
| 명성산 (경기 포천) 등산 후기 | 책바위 암릉부터 억새군락지까지, 생각보다 더 만족스러웠던 산행 (0) | 2026.06.17 |
| 연인산 (경기 가평) 등산코스 후기 | 백둔리 제1주차장 소망능선 원점회귀 (0) | 2026.06.17 |
| 소요산 (경기 동두천) 등산 코스 추천 | 공주봉-의상대-나한대-백운대 원점회귀 후기 (0) | 2026.05.20 |